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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다이어트 보조제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3천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20~40대 여성의 35% 이상이 보조제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다이어트 보조제 시장의 성장 이면에는 정확한 정보 없이 무분별하게 섭취되는 보조제로 인한 부작용과 의료 사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의학·약리학적 관점에서 보조제의 부작용 기전, 실제 피해 사례,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객관적이고 안전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고용량 카페인·에페드린 유사 성분의 심혈관계 부작용
다이어트 보조제 중 상당수는 신진대사 촉진 또는 열 발생 증가(thermogenesis)를 목적으로 카페인, 녹차 추출물, 구아라나, 요힘빈 등의 자극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페인(caffeine)은 중추신경계 각성제로서 식욕 억제와 대사 상승효과를 유도하지만, 고용량으로 복용 시 교감신경 과잉 자극 → 심박수 증가 → 부정맥 유발이라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심장학회(JAMA Cardiology)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1일 600mg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한 경우 심혈관계 이상 반응(부정맥, 혈압 상승, 흉통 등) 발생 위험이 2.3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 금지된 에페드린(ephedrine) 유사물질이 혼합된 제품은 심한 경우 심정지, 뇌졸중 등의 치명적인 이상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4년 미국 FDA는 에페드라(ephedra) 사용을 전면 금지했으며, 그 이유는 에페드라 복용자 중 88건의 사망 사례와 155건의 중증 심혈관계 사건이 보고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식약처에서도 2023년 ‘다이어트 제품 내 고함량 카페인 및 유사 교감신경 자극제 주의 경고’를 재차 강조하며, 개별 체질에 따른 반응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의사 상담 없이의 장기 복용은 위험하다고 발표했습니다.
2. 간독성 유발 메커니즘과 해독 성분의 허상
다이어트 보조제에서 가장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는 약물 유래 간손상(DILI: Drug-Induced Liver Injury)입니다. 간은 체내 해독의 중심기관으로, 다이어트 보조제에 포함된 허브류, 항산화 물질, 항지방 효소 억제제 등이 대사 되는 과정에서 간세포 손상, 간염 유사 반응, 간 효소 수치 상승 등의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녹차 추출물 EGCG(Epigallocatechin gallate)가 있습니다. 해당 성분은 고함량 복용 시 지방간 개선 효과보다는 간 독성 유발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경고를 유럽식품안전청(EFSA, 2022)을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일 800mg 이상 장기 섭취 시 ALT, AST 간 효소 상승 위험이 명확히 증가한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또한 일부 제품은 ‘해독’, ‘간 청소’ 등의 문구로 판매되지만, 정작 해독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예: 밀크씨슬, 알로에 추출물 등)도 다량 복용 시 간을 오히려 자극하거나,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해 독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국내 의료 사례에서도 2021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센터에 30대 여성 환자가 “해독 다이어트 보조제”를 3개월 복용 후 간수치 급상승 및 황달 증상으로 입원하였으며, 이후 간 이식이 필요한 상태로까지 진행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3. 이뇨제·식욕억제제 불법 혼합 제품의 신장 및 중추신경계 위험성
일부 불법 유통 보조제는 시부트라민(sibutramine), 푸로세미드(furosemide), 페닐프로파놀아민(PPA) 등 식욕 억제제 및 이뇨제 성분을 고의로 포함시켜 급속 체중감소 효과를 내세웁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분은 대부분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일반 식품에 함유될 수 없으며, 심각한 전해질 불균형, 탈수, 신경과민, 우울증, 불면증, 심지어 정신병적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시부트라민은 원래 비만치료제로 승인받았으나, 심혈관계 부작용(심근경색, 뇌졸중) 보고가 증가하며 2010년 이후 한국 포함 전 세계적으로 퇴출된 성분입니다. 세계적으로 퇴출된 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일부 온라인 다이어트 제품에서 불법 검출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한약사회가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구매 다이어트 보조제 70종 중 9%에서 이뇨제 또는 향정신성 물질 불법 혼합 성분이 검출되었고, 해당 제품 복용자의 60%가 심한 탈수, 어지럼증, 무기력감을 호소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4. 보조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
전 세계적인 연구 기관들의 공통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기적인 체중 감소는 가능하나, 장기적인 효과는 거의 없고 요요율이 높다
- 대부분의 다이어트 보조제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며, 부작용 발생 확률은 과장된 효능보다 높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HSPH)의 2021년 종합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 체중 감소 효과를 검증한 118개 제품 중, 의학적 유의성이 있는 감량은 단 16%
- 평균 감량 폭은 1.7kg (±0.9kg) / 12주 기준
- 반면, 간 기능 저하 또는 위장 장애 등 이상반응 발생률은 29%에 달함
영국 MHRA와 호주의 TGA(의약품청)도 다이어트 보조제의 판매를 “의학적 허위광고의 온상”으로 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회수 조치를 진행 중입니다. 특히 SNS·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한 비전문적 추천에 대해서는 소비자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결론
다이어트 보조제는 ‘빠르고 간편한 체중 감량’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하고, 건강상 위험성은 상당히 클 수 있습니다. 고카페인, 간독성 유발 성분, 불법 이뇨제 혼합 등의 사례는 실제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체중은 지방의 양뿐 아니라 건강한 세포, 간과 신장 기능, 신경계의 균형이 유지되는 상태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단기적인 체중 감량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건강 유지와 요요방지, 그리고 과학에 근거한 체중관리 전략입니다.
의사 및 약사의 상담 없이 섭취하는 모든 다이어트 보조제는 ‘약물’로 간주해야 하며, 소비자 스스로 ‘내 몸의 주치의’로서 판단 기준을 세워야 할 시점입니다.